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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EL-Safe

대용량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
레지던트 이블 : 댐네이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좀비 영화계의 가이드북이라 불릴 정도로 재미와 스릴을 잘 버무려 만들어진 작품으로 ‘밀라 요보비치’가 주연을 맡아 적잖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호에 다룰 영화는 「레지던트 이블:댐네이션(Resident Evil:Damnation, 2012)」으로 크게 인기를 거두었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애니메이션 버전 속 화물용 승강기이다.


글 이동희(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대외협력실 실장)

 

 

 

 

이 영화는 「Biohazard」라는 게임이 원작이다. 원작의 이름으로 출시하려 했으나 동명의 록밴드가 이미 상표등록을 해놓아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명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했는데 이 이름이 영화에까지 쓰이게 되었다.


「레지던트 이블:디제너레이션」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으로 영화에서는 ‘밀라 요보비치’가 역할을 맡은 앨리스가 주축이 되어 전개되는 반면, 애니메이션은 ‘레온 S 케네디’를 원톱으로 쓰고 있다.

 

구소련 붕괴 이후 우후죽순 독립하는 나라 중 가상의 국가 동슬라브 공화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거의 실사와 가까운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레지던트 이블: 댐네이션」의 줄거리
급격한 자유화로 자본주의가 빠르게 들어선 나라, 동슬라브 공화국. 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심해져 결국 내전을 불러일으킨다. 정부군은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병력을 집중시키고 전력에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반군은 생물병기 리커를 사용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CIA는 휴가중인 특수대원 레온을 호출하여 동슬라브 공화국으로 급파한다.

 

 

대용량의 화물용 엘리베이터

이 영화에서는 대용량의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등장한다. 보통 자동차를 운반하는 엘리베이터는 2.5t에서 3.5t사이이고, 전시장이나 미술관등에는 매우 큰 용량의 엘리베이터(10t은 우습다)가 설치되어 있다.

 

도어도 아래서 위로 열리는 방식으로 승객용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레온이 거대한 B.O.W(Bio Organic Weapon)를 피해 달아나는 수단이 화물용 엘리베이터다.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정격하중은 카의 면적 1㎡ 당 25㎏으로 계산한 값 이상으로 하고 자동차용 엘리베이터의 정격하중은 카의 면적 1㎡ 당 150㎏으로 계산한 값 이상으로 한다.

 

즉, 승객용보다 같은 용량이라면 면적을 조금 더 허용한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화물용이나 자동차용 승강기에 승객을 가득 태워서 이용하면 절대로 안 된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영화에 나오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포함하여 엘리베이터에 사용되는 도어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동차용처럼 대형화물용 엘리베이터에서는 카 실의 출입구 전체가 개방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수직개폐도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승강장도어는 카 도어와 동시에 개폐할 필요가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카 도어만 구동장치에서 개폐하고, 승강장도어는 카 도어와 기계적으로 맞물려 동시에 개폐된다.

 

그러나 수직개폐도어에서는 계합장치가 복잡하기 때문에 각 승강장에도 구동장치를 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수직개폐식 문과 관련된 검사기준은 아래와 같다.

 

 

[7.5.2.2 수직 개폐식 문]
이 형식의 개폐문은 화물용에만 적용되어야 한다. 동력 닫힘은 다음 3가지 사항을 동시에 만족하는 경우에만 이루어져야 한다.

 

가) 문짝의 평균 닫힘 속도는 0.3㎧로 제한되어야 한다.
나) 카문은 8.6.1에 규정된 것과 같은 구조이어야 한다.
다) 문이 닫히는 동안 사람이나 물건이 끼이거나 끼려고 할 때 자동으로 문이 반전되어 열리는 문닫힘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 다만 반자동 동력 작동식 문인 경우에는 제외한다.

비고 문닫힘안전장치로 센서가 사용될 경우에는 카 내부와 승강장에 각각 있어야 한다.(2015년 5월13일 이후 건축허가분부터 적용)

 

 

영화와 비교해서 본다면 금상첨화

이 애니메이션을 즐겁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영화로 다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 그래야만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여섯 번째인 「더 파이널 챕터」에 한국배우 이준기가 캐스팅되어 나온다고 하니 자못 기대가 된다.

 

 

 

게임에서 영화로, 애니메이션으로-무궁무진한 이야기의 힘


이야기의 힘은 참으로 무궁무진하다. 일본도 만화산업이 발달한 나라이다. 한 때는 소니와 닌텐도가 게임으로 세계를 쥐락펴락 했었다. 지금은 다소 주춤해 있으나 만화산업이 베이스가 되어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렇게 원작은 게임이나 영화로, 애니메이션으로 파생되는 이유는 스토리의 힘이다. 아시아를 넘어 한류가 위세를 펼치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류를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밑거름이 될 자양분과 같은 스토리산업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다행인 것은 일부 웹툰 작가들이 국내외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 한국의 스토리시장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이는 번외적인 이야기이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 도어 시스템
도어시스템의 형식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숫자는 도어의 문짝 수, S는 측면개폐, CO는 중앙개폐를 나타낸다.


(1) 수평개폐도어
- 측면개폐도어: 1매 측면개폐(1S), 2매 측면개폐(2S), 3매 측면개폐(3S)
- 중앙개폐도어: 2매 중앙개폐(2CO), 4매 중앙개폐(4CO)
(2) 수직개폐도어
- 상승개폐도어: 1매 상승개폐, 2매 상승개폐, 3매 상승개폐
- 하개폐도어: 2매 상하개폐
(3) 여닫이도어
- 측면스윙개폐도어: 1매 스윙개폐
- 중앙스윙개폐도어: 2매 스윙개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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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 품은 제주 풍경을 한 눈에
여미지식물원 전망대

 

 

 

 

1989년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여미지식물원은 2만 4000평 규모에 온실 및 옥외 식물원을 갖추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시설을 둘러보려면 1시간 20분 이상이 소요되는데 옥외정원 약 1.2㎞ 구간은 1인 1000원의 요금으로 유람동차를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 이용하기 좋다.


실내 온실 또한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3794평에 달하는 공간에는 신비의정원, 꽃의정원, 물의정원, 선인잔정원, 열대정원, 열대과수원 등이 있으며 매월 매주 개화하는 꽃의 종류를 온라인 이용안내 게시(www.yeomiji.or.kr/guide/place.jsp)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아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식물원 곳곳에는 다양한 미술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강익중 작가의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가 설치된 중앙홀에는 전망대로 오르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조금 더 올라간 38m 높이의 전망대에는 5대의 전망 망원경이 있어 한라산과 마라도, 서귀포 범섬 등을 조망할 수 있다.

 

360도를 돌아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로 중문관광단지뿐 아니라 주변 바다와 한라산 정상까지도 시야에 들어온다. 추운 겨울에 제주를 찾는다면 보다 따뜻하고 안락하게 제주를 만나볼 수 있는 여미지식물원을 추천할 만하다 .

 

 

 

 

여미지식물원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93
이용시간 09시~18시(매표마감 17시30분)
관람 소요시간 약 1시간 20분 / 입장료 9000원(제주도민 7000원)) / 문의 064-73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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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에 매달린 채 올라가는
제노바항의 명물
비고 전망 엘리베이터

 

Bigo Panoramic Lift in Genoa port, Italy

 

 

아름다운 항구가 많은 이탈리아에서도 최고의 미항으로 손꼽히는 제노바. 대항해 시대를 연 크리스토퍼 콜롬버스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이탈리아 최대의 항구도시이다.

 

제노바는 중세 이래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곳이지만 과거에 머물지 않고 도시 재창조를 통해 현재와 공존하는 세계적 명소가 되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지 500년이 되는 해인 1992년, 제노바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에게 재개발의 전권을 맡겨 ‘항만재개발’을 진행했다.

 

파리의 퐁피두센터, 간사이국제공항 등의 대작을 만들어냈던 그는 베네치아, 피사, 아말피와 함께 중세 4대 해양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제노바를 멋지게 재구성했다.


렌조 피아노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기본으로 하여 재활용, 재해석, 재배치를 통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크고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초대형 수족관 아쿠아리오, 원구형 보타닉가든인 바이오스페라, 언제든 지중해로 나갈 수 있는 유람선을 겸한 수상버스 등은 제노바항을 보고, 즐기고, 타는 재미가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제노바항의 상징과도 같은 비고(Il Bigo)는 화물선의 하역작업을 역동성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비고는 부피감을 배제한 철근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바다 위에 건설된 지지대에 각기 다른 길이의 팔이 뻗어 있다.

 

그 중 가장 긴 팔은 70m로 여기에는 360° 회전하는 40m 높이의 전망 엘리베이터가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 제노바항의 화물이 되어 크레인에 몸을 맡긴 채 드넓은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구경한다.


제노바 태생인 렌조 피아노는 제노바를 가장 잘 이해하는 건축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의 설계는 바다와 역사적 유적지를 연결하여 좁은 골목길 안에서 새로운 삶이 숨 쉬게 하고, 관광지로 성장시켜 천년고도인 제노바항을 현대에도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며 제노바 관광 산업의 숨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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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자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을 통해 본 ‘엘리베이터와 승강기’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내고 언어학자, 기호학자로서 한국의 살아있는 석학으로 불리는 이어령 교수가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을 펴냈다. 특히 1장 ‘왜 지금 가위바위보인가’에는 ‘엘리베이터와 승강기’라는 제목으로 아시아의 근대화를 연관 지으며 흥미롭게 해석하고 있어 이를 발췌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구성 편집부 / 자료제공 마로니에북스

 

 

 

 

근대에 고층빌딩과 함께 등장한 엘리베이터는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달리는 기차이다. 그 이름도 어딘가 ‘표 파는 곳’과 닮은 부분이 있다.

 

엘리베이터는 ‘올리다’라는 뜻의 영어 동사‘elevate’에 행위자를 나타내는 접미사 ‘-or’를 붙인 말이다. 그래서 옛날의 교회 라틴어에서는 지옥에 떨어진 죄인들을 끌어올려 구원해주는 구세주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키가 커보이도록 만든 키높이 구두를 ‘엘리베이터 슈즈 elevator shoes’라고 부른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래로 내려오기도 한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양자택일을 하는 선형적 사고에서는 올라가고 내려오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동시에 포용하는 것이 서툴다.

 

그래서 ‘올라가는’ 쪽을 메인 컨셉으로 잡고 ‘내려가는’ 쪽은 무시해버린다. 그 결과 ‘엘리베이터(올라가는 것)를 타고 내려온다’는 터무니없는 표현이 나오게 된다.


영어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엘리베이터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아쌍쇠르ascenseur’와 독일어 ‘파슈툴Fahrstuhl’도 모두 위로 올라간다는 의미만 갖고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나타나도 작명 방법에는 시대의 구분이 없다. 에스컬레이터는 감정이 ‘에스컬레이트된다흥분하다’라는 표현과 같은 의미였다.


막부幕府 말기 일본의 견구사절遣歐使節이 마르세유에서 난생 처음 엘리베이터로 안내를 받았을 당시 그것을 방으로 착각해 ‘이렇게 작은 방에 가두다니 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며 분개해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일본에 들어온 뒤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던 이름이 ‘승강기昇降機’라는 제대로 된 호칭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되면 웃을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머리가 굳어 있는 쪽은 서양인과 지금의 아시아인들이다. 확실히 승강기라고 부르던 옛날 사람들은 오늘날의 엘리베이터의 감각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

 

승강기라는 그 이름대로 올라가고 내려오는 쌍방의 움직임을 동시에 포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에서도 엘리베이터를 전기로 움직이는 사다리라는 의미로 ‘디엔티電梯’라고 썼으므로 역시 승강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작명법의 차이는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승강기뿐만이 아니다. 뫼산 변山에 윗 상上과 아래 하下를 합쳐 ‘도우게峠: 고개’라는 일본의 독특한 글자를 만든 것도 모두 같은 관점이다.


그에 비해 산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마운틴mountain’은 ‘오르다’, ‘올라가다’라는 뜻의 동사 ‘mount’에서 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바로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영어의 마운틴에는 엘리베이터처럼 ‘오르다’라는 일방적인 의미밖에 없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엘리베이터라는 기호는 양쪽 면 중에서 주된 한쪽 면만을 잘라낸 것으로, 배타적인 직선형 사고방식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승강기라는 이름은 양면성을 동시에 나타내는 포괄적인 사고방식이다. 더 이상 엘리베이터를 승강기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한국과 중국에는 ‘동도서기東道西器’, 일본에는 ‘화혼양재和魂洋才’라는 표현이 있지만, 그릇器과 재주才가 바뀌면 도리道와 정신魂도 함께 바뀌기 마련이다.


아시아의 근대화를 한마디로 말하면 승강기에서 엘리베이터로 기호의 시스템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발췌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이 책은 일본 신조사에서 2005년 4월 간행된 <ジャンケン文明論>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일본 출간 이후 10년 만에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일본 출간 당시 ‘가위바위보’라는 세 나라의 놀이 문화로 동양은 물론 서양의 역사와 문화, 정치까지 해석하는 기발한 내용이라는 평과 함께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유력 신문의 호평이 쏟아졌으며 곧바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후에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으며, 일본 사가 현 내의 고등학교 입시문제로 출제되는 등 매년 대학을 비롯한 입시문제에도 지문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일본의 우경화, 중국의 팽창주의로 인해 더욱 더 치열해진 동아시아의 패권다툼 속에 있는 우리의 지금을 돌아보며 읽어볼 만하다.


마로니에북스 | 456쪽(한국어+일본어 합본)│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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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승강기 안전 공모전」 우수상(원장상) 수상작

추억 속의 당신

 

글 이철웅

 

여느 다른 날과 다를 게 없는 날, 집에 가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나는 그대의 등에 올라섭니다. 별 생각 없이 번호를 누르고 그대에게 업혀 오르는 동안 평소 느끼지 못했던 그대가 로프를 잡고 오르는 소리가 오늘따라 거친 숨소리처럼 느껴집니다.


순간, 나는 당신의 거울눈동자를 바라보자 반대편 거울눈동자에 연이어 반사되어 이어지는 나의 모습을 통해
그대와 나, 그리고 이곳에서 그대가 함께한 모든 사람들의 모습과 시간을 비추었고 나 자신을 그 시간에 올려 보내게 되었습니다.


아침의 그대 모습은‘빨리빨리’를 외치며 서둘러 등교하려는 학생들의 재촉, 그리고 외모를 가꾸는데 관심이 많은 순수한 학생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키기 위해 그들을 등에 업어 내려갑니다.


잠시 후 가족을 책임지려 나서는 아버지들이 나타나고 그들은 가족을 위해 오늘도 뛰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그대 앞에 멈춥니다.


그대는 가족을 위해 회사로 나아가는 아버지들을 위해 진군하는 장수의 말처럼 아침햇살과 열리며 내리는 문은 아버지들이 더욱 힘을 내어 출근하게 도와줍니다.


잠시 후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오며 그대에게 뛰어오는 아이들.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올라타서는 그대의 등 위에서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떠들어댑니다.


그대는 아이들의 뜀박질과 시끄러운 소리에 순간적으로 몸이 흔들렸지만 이내 아이들을 부모의 곁으로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마음에 로프를 더욱 강하게 잡고 올라갑니다.


해가 저물어가니 아침에 나갔던 학생들이 돌아오는군요.

 

학교라는 전장에서 피로하였는지 가방을 멘 어깨가 더욱 쳐진 채 걸어오거나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들을 말하는 학생들. 그들 중 일부는 그대에게 서슴없이 쓰레기를 버리고 침을 뱉었으나 그대는 학생들을 꾸짖지 않고 또다시 그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내주기 위해 높은 곳을 묵묵히 오릅니다.


그리고 오늘도 가족을 위해 뛰어 땀에 셔츠가 젖은 아버지들이 걸어오네요. 아버지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대 앞에 서서 한숨을 내쉽니다.


그리곤 가족들에게 지친 내색을 하지 않기 위해 거울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고 웃는 표정으로 땀을 닦으십니다.

아버지의 지친 두 다리를 잠시나마 쉬게 하기 위하여 그대는 다시 한 번 지친 이를 등에 업고 로프를 오릅니다.

 

늦은 밤이 되자 술에 취한 사람 한 명이 비틀대며 그대 앞에 섭니다. 그대는 중심을 잃은 그 사람을 친구들의 어깨처럼 부축하며 또다시 높은 곳을 오르기 위해 로프를 잡습니다.


취객은 처음엔 그대에게 발길질과 욕설을 하였지만 잠시 후 힘든 일이 있었다며 힘들었던 삶의 야이기를 당신에게 풀어 놓습니다.


그대는 묵묵히 들어주며 기운 내라는 듯이 설치된 광고용 TV영상을 통해 영상과 음악을 들려주며 친한 친구처럼 따뜻한 어머니의 품처럼 그를 보듬고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다 줍니다.


당신의 고독한 희생의 시간 속에서 나는 많은 것들을 보았습니다. 친구처럼 우리와 함께하고 불편한 분들에게는 어머니처럼 갓난아이를 업고 움직이듯 그들의 발이 되어 주었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 그 곳에서 항상 함께하는 에베레스트의 도우미 세르파처럼 당신은 말없이 우리들을 품어내고 짊어지며 오르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무얼 위해 그 동안 이 높은 곳을 오른 것입니까? 고작 내가 당신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다른 이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고 당신이 중심을 잃을까 문에 기대지 않으며 쓰러지지 않도록 시끄럽게 뛰지 않도록 하는 것뿐입니다.


겨우 당신의 품 안에서 당신을 소중히 하는 것뿐이란 말입니다. 잠시 후 당신은 말없이 문을 열어 문 앞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순간 당신이 나에게 보여준 문 밖은 느끼지 못하고 있던 삶이었습니다. 우리는 알아주는 이 없다며 자신의 삶만을 원망하고 투정 부렸으나 그대가 옆에서 친구처럼, 어머니처럼 묵묵히 희생하는 이가 있었다는 것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대는 우리의 삶 속에서 아주 조용히 함께 해왔습니다. 나는 왜 항상 남만을 탓해 왔을까요? 그대가 항상 옆에서 우리를 도와주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 채….


그대에게 부끄럽습니다. 그대 같은 이를 만나 오늘도 편한 삶을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나 또한 그대처럼 누군가를 위해 조용히 그리고 겸손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대 품속에 평생을 함께 해온 나는 마지막으로 당신을 부르며 내일을 청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승강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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