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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은 사계절 모두 각각의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특히 겨울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눈이 많은 지역으로 새하얀 설경을 비롯해 고인돌, 모양성, 질마재, 무장남문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글 김초록(여행작가)

 

travel tip 지역번호 063

가는길 서울, 전주, 김제, 부안, 광주 등지에서 고창행 버스 수시 운행. 서울역에서 호남선 열차를 타고 정읍역에서 내려 선운사행 버스로 갈아탄다. 승용차는 호남고속도로 정읍 나들목에서 22번 국도를 타고 15.7㎞ 들어가면 흥덕에 이른다. 여기서 계속 22번 국도를 타면 선운사로 바로 갈 수 있고, 23번 국도로 가면 고창읍내로 가게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나들목으로 빠지면 한결 가깝다.

 

여행 문의: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560-2455), 선운산 관리사무소(560-8681).

숙박 선운사 주변이나 고창읍내에 숙박시설이 많다. 주말에는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선운산관광호텔(561-3377), 선운산유스호스텔(561-3333), 건강휴양 펜션 힐링카운티(561-1116) 등. 석정휴스파(고창읍 석정리 560-7500)는 100% 유기 게르마늄 온천수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온천이다.

 

 

 

 

 

흰눈 덮인 선운산 봉우리.

 

눈 덮인 선운사의 그림 같은 풍경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선운산과 그 아래 포근히 안긴 선운사. 고창을 대표하는 명소로 흰눈이 사분사분 내려앉아 있다. 어딜 둘러봐도 동화 속 정경이 그려지니 겨울 여행지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변산과 곰소만을 사이에 두고 치솟은 선운산은 천왕봉, 여래봉, 인경봉, 구황봉, 노적봉 같은 크고 작은 봉우리가 띠를 두른 듯 이어져 있고, 명소들이 산자락 깊숙이 박혀 있어 언제 찾아도 그윽한 맛을 풍긴다.


선운산은 도솔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도솔이란 말은 불가의 도솔천에서 나왔다. ‘미륵보살이 머문다’는 뜻이다. 선운(禪雲)이란 이름도 고찰 선운사에서 따온 것이다.

 

선운사는 한때 절에 딸린 암자가 89개에 이르고 수도 터로 쓰던 석굴이 24개나 있었던 대가람이었으나 정유재란 때 모두 불타버리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이런 곡절에도 불구하고 수행자들이 계속 찾아 들어 선풍을 크게 떨칠 수 있었다.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제290호)을 비롯해 만세루, 팔상전, 영산전, 명부전, 산신각, 관음전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운사의 상징이랄 수 있는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184호)은 선운사 바로 뒤쪽 5천여 평의 산비탈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2월 하순쯤이면 새빨간 동백꽃이 피어날 것이다.


선운사에서 나와 흰 눈 내려 쌓인 오솔길을 따라 선운산으로 향한다. 산새소리와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널찍하게 열린 산길을 오르노라면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수도했다는 진흥굴을 비롯해 산 중턱에 우뚝 선 봉두암(투구봉), 그 너머로 보이는 사자암,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는 암자(도솔암)가 들어서 있다.

 

암자를 떠받친 암벽에는 마애불상이 그려져 있는데 우리 불교문화의 극치를 보여준다. 마애불을 뒤로하고 조금 더 오르면 용문굴을 지나 선운산의 하이라이트인 낙조대가 반긴다.

 

낙조대에서 정상까지는 20여 분 더 가야 간다. 선운산 산행은 1시간 30분~8시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무장면 성내리에 있는 무장남문.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옛 무덤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의 고장이기도 하다. 고인돌은 수 천 년 전의 공동묘지다. 2천 여 개에 달하는 고인돌은 고창을 세계 속의 도시로 각인시켰다.

 

먼저 고인돌박물관(www.gcdolmen.go.kr)에 들러 고인돌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는 게 순서다.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특히 고인돌을 운반하는 청동기 시대 사람들의 1:1 모형은 인기다.

 

박물관에서 가까운 아산면 상갑리와 고창읍 매산리에는 고창군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고인돌 가운데 500여 기의 고인돌이 밀집해 있다.

 

고창 고인돌은 크기와 형태에 따라 북방식(탁자식), 남방식(바둑판식), 주형지석, 위석식, 지상석곽식 등으로 나뉜다. 특히 지상석곽식은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고인돌로 여러 장의 판석으로 무덤방을 만들었다.

 

많고 많은 고인돌 가운데 고창읍 도산리의 한 마을 뒤편에 서 있는 북방식 고인돌 한 기와 동양에서 가장 크다는 운곡 지석묘 한 기가 눈길을 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도산리 고인돌은 넓은 판석 2개를 세로로 세우고 그 위에 상석을 얹은 형태이다. 수 천 년 역사를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인돌박물관에서 4㎞ 거리에 있는 운곡 지석묘는 높이 5m, 둘레 16m, 무게는 무려 300여 톤에 달한다. 어떻게 만들어 옮겨왔는지 현대과학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이렇듯 고창 땅에 선사문화가 자리잡게 된 것은 이곳이 그만큼 고대인들에게 살기 좋은 땅이었기 때문이다. 산과 강, 기름진 평야, 그리고 바다와 인접해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까닭이다.

 

수렵 생활을 하면서 새 땅을 찾아 정착을 꿈꾸던 그들에게 이 땅은 분명 낙토였을 것이다.

 

 

 

 

모양성에서 바라본 고창읍내 전경.

 

고창읍성의 가치


고창 읍내에 있는 모양성(고창읍성)도 찾아볼 만하다. 조선 초기에 축조된 모양성은 우리나라에서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한 읍성으로 꼽히며 성 밟기 풍속이 전해 내려온다.

 

성 밟기는 성을 돌며 무병장수를 비는 의식으로 음력 9월9일에 열리는 모양성제 기간에 볼 수 있다. 예부터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사적 제145호로 지정된 이 성에 사용된 석재는 거의 자연석이다. 동·서·북에 3개의 문을 두고 적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성벽의 일부를 네모지거나 반달꼴로 밖으로 내 쌓은 것이 특징이다.


축성 당시 동헌과 객사 등 22동의 관아건물이 있었으나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고 일부만 남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14동의 성곽 건물들(관아, 동헌, 내아 등)은 1976년부터 복원·정비한 것들이다.

 

높이가 6m에 달하는 성 둑에 올라서면 고창 읍내와 넓은 평야가 한 눈에 바라보인다. 성 답사는 성곽 밖, 성벽 위, 성안 솔숲 길 따라 선택하며 돌 수 있다. 인적 드문 산책길은 호젓하고 아름답다.

 

성곽에서 바라보는 고창 읍내의 전경도 시원스럽다. 모양성 건너편에는 이 고장이 낳은 판소리의 대가 동리 신재효 고택이 있다.

 

신재효는 이곳에서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가루지기타령, 토끼타령, 적벽가 등 여섯 마당의 가사를 정리하고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고택 옆에 한국의 판소리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판소리박물관이 있다.

 

 

 

구시포항.

 

쓸쓸해서 좋은 구시포 해변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에 펼쳐진 구시포 해변. 물이 밀려 내려간 모래밭은 마치 사막 같다. 방파제에 올라 바라보는 구시포 해변이 그림 같다. 방파제 건너로는 ‘까막섬’이라 불리는 ‘가막섬’이 홀로 떠 있다.

 

또 해질녘이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참으로 아름답다. 북쪽 방파제 뒤로 나 있는 너른 모래밭은 명사십리로 불린다. 명사십리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하다. 참 넓다, 라는 말이 절로 새어 나온다.

 

서해안에도 이렇게 너른 해변이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바람이라도 불면 모래가 파도처럼 몰아친다. 구시포에 있는 해수찜(구시포해수월드)은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해수온탕, 해수냉탕, 불한증막, 모래찜질방, 황토옥돌찜질방, 녹차탕, 암반수탕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해수찜은 바닷물의 뛰어난 삼투압효과로 온몸의 혈액순환을 도와주어 건강과 피부 미용에 그만이라고 한다.

 

구시포 일대는 전국에서 바닷물 염도가 가장 높아 해수찜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서 해수찜을 하려면 순면으로 된 찜복을 꼭 입어야 한다. 찜복을 입지 않으면 물이 뜨거워 화상을 입기 때문이다.

 

해수찜은 보통 20~30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구시포에서 명사십리 옆길을 타고 해리면 쪽으로 간다. 궁산저수지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동호해변으로 우회전해 계속 가면 오른쪽에 해리염전이 보인다.

 

바둑판처럼 나누어진 염전의 허름한 소금창고들은 시간의 흐름마저 되돌린 듯 쓸쓸한 풍경이다. 해리면 염전지대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심원면 하전리 갯벌마을(서전마을)이 나온다. 물이 빠지면 1200ha의 갯벌이 펼쳐진다.

 

이곳 개펄은 여느 개펄과는 조금 다른데, 뻘이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는다. 마을에는 230여 가구 600여 주민이 살고 있는데, 그네들은 드넓은 갯벌에서 연간 4000여의 톤 바지락을 거둔다. 수확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고창이 낳은 큰 인물


주변에 미당 시문학관(부안군 선운리)과 서정주 생가 등이 있어 연계해 둘러보면 좋다. 미당이 나고 자란 고향(질마재) 마을 폐교 터에 건립된 미당 시문학관에는 미당의 시들과 그의 유품, 생전의 모습 등이 전시되어 있다.

 

시인은 그의 산문시 <질마재 신화>에서 이곳 선운리를 자세하게 써 놓았다. 미당 서정주 생가에서 2.7㎞ 떨어진 고창군 봉암리에는 대한민국 2대 부통령을 지냈으며 동아일보사와 고려대학교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 생가가 있다.


이밖에 무장면 성내리의 무장남문과 토성도 고창의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문화재들이다.

 

 

 

풍천장어 구이

 

선고창은 풍천장어 맛이 각별하다. 선운사 입구에는 풍천장어 전문 식당이 많다.
명가풍천장어 063-561-5389
신덕식당 063-562-1533
연기식당 063-562-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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